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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을날,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은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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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태훈 작성일17-12-12 18:00 조회2,5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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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를 사랑하고 누구보다 관심을 가지며 살아온 지난 33년~ 그리고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은 늘 저에게 있어
관심과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매일 비가오나 눈이오나 힘든 환경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통을 알리고자
묵묵히 일하고 계시는 수문장 요원분들의 모습은 늘 존경의 대상이기도 했구요.
그러던 어느날 저에게 기회가 왔고 꿈을 이룰수 있는 계기가 생겼습니다. 인터넷을 보다가 문뜩 덕수궁 수문장에 일본인 관광객이
참가해서 찍은 사진을 보았고 "나도 수문장이다"라는 일일 수문장 체험이 가능하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람도 시원하고 아름다운 낙옆과 높은 하늘, 밝은 햇살이 비추던 2014년 11월 14일, 마침 그날은 오후에 집안일이 있어서 연차를
냈던 날이었기에 "나도 수문장이다" 행사에 신청할 수 있었고 설레는 마음으로 덕수궁을 향해 갔습니다. 마침 그날은 사랑하는
뱃속 아기의 첫 정밀초음파 사진을 오전에 보고 오는 길이었기에 그 기쁨은 두배였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서울시청 별관에 위치한 수문장 교대식 요원분들의 근무지에 도착하니 정말 그 감회는 새로웠습니다.
티비와 수문장 교대식에서 봤던 옷차림의 요원분들의 바삐 움직이는 모습, 옛 무기와 복식들이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그리고 이 옷을 직접 입고 이분들과 같이 덕수궁 수문장 업무를 할 수 있다는게 꿈만 갔았습니다.

총괄팀장님께 첫 인사를 드리고 수문장 교대식 요원분들과 인사를 나눈뒤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이라 어렵고 어색했지만 정성스럽게 가르쳐주시는 선배분들의 교육에 차츰 익숙해졌고 제가 업무 할 오후2시가 다가오자 수염을 붙이고 옷을 직접 입고 대기를 하자 정말 실감이 났습니다.
처음 입어보는 조선시대 군복, 참 멋지더군요~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입으니 마치 조선시대 군관같은 기분이 들었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행사를 보러 온 부인과 아버지께서도 정말 멋지고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게 자랑스럽다고 하셨네요.

취타대를 뒤따라 대한문으로 향하는 첫 발걸음~! 살다가 이렇게 떨리고 설레이는 순간이 또 있었을까요? 사람들의 시선과 사진찍는 소리, 그리고 대한문앞에 도착하자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 하지만 가르쳐주신 요원분들의 노력덕분이었는지 제 기억엔 큰 실수없이(?) 수문장 업무를 진행했고 지휘봉 인사 예와 마패를 확인하고 전달하는 의식 등 차례대로 수문장 교대식 업무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행사 중간 포토타임때 부인과 아버지랑 같이 대한문 앞에서 사진을 찍을 땐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했습니다.

행사 전 덕수중 중화전 마당에서 모여 잠시 휴식을 취할때 관광객들의 사진요청에 살다살다 그렇게 많은 외국인들과 사진찍기는 처음이었으며 중국, 일본, 한국 관광객들이 "멋있어요~ 스고이~ 흔 하오~" 라고 하며 칭찬해줄때는 너무나도 뿌듯했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복귀해서 요원분들이 고생했다고 박수쳐주실땐 너무나도 감사드렸습니다. 청명하고 맑은 가을 오후~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에서 있었던 추억은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며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널리 알라고자 애쓰시는 교대식 요원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렸습니다. 기회가 되면 또 한번 참석하고 싶고 제 친구들과 가족들에게도 죽기 전 한번쯤 꼭 해야할 중요하며 위대한 업무라고 가르쳐드리고 싶네요. 감사했습니다~! 덕수궁 수문장 요원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번창하세요~!

그리고 요원분들의 처우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부와 시에서 많은 지원과 격려로 영국 근위병 교대식에 못지 않은 최고의
역사적 행사이자 전통으로 길이 남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날 행사 후 친구들과 가족들이 저에게 했던 말을 끝으로 인사 마치겠습니다.

박혜진(부인) : "마치 조선시대 와있는듯한 느낌이 들었어^^ 자기가 참 자랑스럽고 멋지네, 우리 아가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듯^^
경민준(아버지) : 살다살다 너가 이런일을 하다니~ 멋지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네. 우리아들 멋있다~!
추은호(어머니) : 난 병사업무인줄 알았는데~ 세상에 장군이라니~! 우리아들 최고다~!
친구들 : 너가 짱이다 / 멋있어 브라더 ㅋ/대박!/완전 잘어울려/표정연기 보소 ㅋ/자네 이직할 생각 없나? 등등

*추신 : 같은 동네 주민이신 전병선 부장님~ 흑철릭이 멋지시고 너무 잘 가르쳐주신 김관영 팀장님~
         같이 호흡을 맞춰주시며 초보를 멋진 수문장으로 만들어 주신 선배 수문장님들~ (성함을 기억못해 죄송합니다ㅠㅠ)
         처음옷을 입혀주시고 챙겨주신 엄고수님~ 혹시나 교대의식 잊을까봐 행사 전까지 가르쳐주신 액정서 사약님~
         행사 중 수고했다고 이야기 해주신 승정원 주서님~ 그리고 멋진 음악과 행사를 빛내주신 취타대 여러분~
         수문장의 꽃인 수문군 여러분~ 모두 감사했습니다 ^_^  언제 꼭 한번 음료수 사들고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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